쿠시나가르에서 쉬라바스티로 가는 길은, 멀었다.
출발에서 도착까지 꼬박 12시간이 걸린, 먼 길이었다.
어두워지는 것이 무섭다고 여길 즈음, 태극기가 보였고
영화 속 라이언 일병이 돌아온 것 마냥 환영받은 곳, 천축선원.
큰길에 나서면 이렇게 커다란 태극기가 대한민국 순례자를 반겨준다.
또한 입구에 있는 보건소는 지금도 주말이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보건 활동이 활발하다.
말로만 듣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음을 눈으로 본 현장이다.
반대쪽 입구에 적힌 "Who am I?"
그리고 "기원정사 천축선원"
긴 여행 후반부 우리 모녀의 골을 메워준 밭에는
배추도 무도 상추도 있었고, 끼니마다 올라오는 인도인 처사님이 끓여주는
끝내주는 된장찌개는 되려 이곳에서 그리워지는 맛이다.
우리가 묵은 본관 숙소 모습이다.
한가득 물건을 늘어 놓아서 정신은 없지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빳빳한 황토 시트와 베개잇은 말이다.
새벽 예불이 열리는 본관 법당 앞에서 도량 이곳 저곳을 찍었다.
빨래를 널고 내려오는 엄마 모습, 오랜 시간동안 잘 가꾸어 온 도량의 모습이 정겨웠다.
여기는 무려 구들장이 있는 선원채.
2층에 있는 선방에 잠시 들어갔다가 얼마나 감동을 받았던지,
적조행 보살님이 "스님 철 나러 오세요."하는 말씀을 해 주지 않으셨다면
영~ 섭섭할 뻔 했다.
대규모 순례단이라 하더라도 끄떡없이 수용할 수 있는,
천축선원의 별관이다.
3년 전, 졸업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1층도 채 완성되어 있지 않았었기에
12시간의 버스 여행 끝에 도량에 도착했을 때,
감격하기도 전에 놀랐던 이유는 저 건물에 있었다.
인도의 건축 속도로 봤을 때, 저 건물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자그마한 부처님을 향해 정겹게 피어 있는 인도 꽃도,
별관 법당에서 울려 퍼지는 아릿한 목탁소리도
인도 시골길을 단정하게 걸어가는 주지 스님의 뒷모습도
지쳐만가던 순례길에 새로운 신심을 불어 넣어준 천축선원의 원력 한 자락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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