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감상문/한 발 느린 독서감상문

상어의 도시-넬레 노이하우스

단이슬 2019. 8. 22. 12:12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사실상 데뷔작인 상어의 도시는 낭독봉사를 위해 읽었다. 상하 2권을 읽어내는데 꼬박 1년이 걸렸다.

처음 책을 정한 때 2권이라 걱정을 했는데, 백설공주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이 책을 잡았던 기억이 참 옛날 일만 같다.

백설공주를 비롯한 피아와 보덴슈타인 형사가 등장하는 추리스릴러는 이제 타우누스 시리즈라고 불린다. 그리고 내가 읽은 백설공주와 친구들 같은 경우 정말 흥미로워서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상어의 도시는 뉴욕이 배경이며, 잘 나가는 금융계 인사인 알렉스와 뉴욕의 숨은 대부 세르지오, 정의로운 뉴욕 시장 코스티디스가 주인공인, 타우누스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나 혼자 읽었다면 그저 이야기가 가진 재미만 봤겠지만, 낭독은 또 다른 문제였다. 단락, 쪽 구성, 들어가고 나오는 말, 작가와 옮긴이의 말까지, 꼼꼼하게 읽어야만 했다. 그 덕분에 작가의 설렘과 옮긴이의 평가까지, 꼭 내가 하는 말인양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코스티디스를 죽이기 위한 테러장면이라고 하고 싶다. 울면서 읽어서 결국은 코맹맹이 소리로 녹음한 상권 마지막 파일이었다.

이제 상하권을 모두 읽어 마치고, 다른 소설을 녹음하면서 놀라고 있는 것은, 작가가 마치 낭독용으로 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배려 깊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그저 익숙하고 속도감 있게 소설을 읽는 동안은 몰랐다. 인물 사이 대화에서, 알렉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코스티디스가 속삭였다. 세르지오가 웃으며 말했다-라는 표현은 단순한 독자에겐 지면 낭비일 지 모르겠다. 어쩌면 나부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지 모르겠다. 그러나 비전문가가 녹음하는 소설에서 그 짧은 문장은 커다란 배려다. 내가 듣는 분께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설명이다.

낭독하면서, 덕분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 또 좋은 책을 만나 전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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