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본 소설을 읽었다. 하필이면 일본 불매 운동에 불이 붙어서, 일본식 표현도 자제하자는 요즘이지만, 방학이고 실로 오랜만에 오롯이 나를 위해 책을 읽을 시간이 확보된 즈음었다.
소설은 쉽고 재미있었다. 광고 속 흔한 말처럼 손에 잡고, 작정만 한다면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은 속도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마법같은' 이야기였기에 한나절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데 보름이 걸렸다. 일주일은 백중 기도를 했고, 닷새는 책을 그저 놓아두고 보기만 했다. 처음 손에 잡았던 하루, 나머지를 읽은 하루, 그렇게 보름 걸려 읽었다.
과거와 현재 몇 겹의 이야기가 나미야 잡화점에 모여들어 바삭한 과자처럼 한 입에 들어오지만, 정작 잡화점 주인 할아버지 이야기에서 멈춰섰더랬다. 익히 예상 가능한 전개가 너무 뻔한데도 힘들었다. 그냥. 나에게.
그냥
나에게는
그냥
그 부분이 힘들었을 뿐이다.
그래서 무척 재미있는 오락소설을 읽는데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는 후기를 남긴다.
'느린 감상문 > 한 발 느린 독서감상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악한 늑대-넬레 노이하우스 (0) | 2019.11.05 |
---|---|
상어의 도시-넬레 노이하우스 (0) | 2019.08.22 |
1Q84 (0) | 2013.07.06 |
생일선물과 고백-호텔 아프리카 (0) | 2012.06.03 |
그와 그녀에게 자유를 (0) | 2011.02.09 |